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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삐부부 서울 근교 데이트 2탄 / 대부도 수산시장, 영흥도 수산물 직거래 장터 '수협 수산물 직판장' 미진상회에서 대하구이와 장어구이 먹방 / 신선한 해산물과 제철 대하구이 먹으러!국내 여기저기/여행, 데이트 2019. 10. 16. 00:15
우리는 해외든 국내든 여행 가면 계획을 변동하는 일이 참 많다.
실컷 계획하고 가도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결정해버린다.
이번 서울 근교 영흥도 당일치기 여행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는 영흥도 바다도 구경하고 길을 따라 드라이브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 후 저녁으로 대하구이를 먹으러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배가 고프기도 했고, 바다에서 일몰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계획을 즉흥적으로 수정, 변경해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시화나래 휴게소에서 잠깐의 시간을 가진 후 대부도에서 가장 큰 수산시장인 영흥도 수산물 직거래 장터 '수협 수산물 직판장'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영흥도 수산물 직거래 장터
수협 수산물 직판장
영흥 수산업 협동조합, 수산물 직거래 장터의 입구.
대부도에서 가장 큰 수산시장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허름한 느낌에 괜찮은 걸까 걱정하며 들어갔다.
남편 '몽'은 이미 지난번에 친구와 한번 방문했던 곳이고, 회도 싱싱하고 맛있었기에 나를 데리고 온 거라고 했다.
그래서 일단 믿기로 했다.
주차장은 굉장히 넓은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인지 거의 만차였다.
늦은 점심시간 이었는데도 주차를 할 곳이 없어 여러 번 돌고 돌아 겨우 주차를 했다.
수협 수산물 직판장이 적힌 파란 지붕의 건물이다.
가건물 같은 느낌도 들고, 입구문도 조금은 허술해 보였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의 수협 수산물 직판장이었다.
리모델링되거나 생긴 지 오래되지 않은 수산 시장이 아니라 내부도 낡은 느낌은 있었다.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여느 수산시장도 다 마찬가지라 크게 여의치는 않았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우 횟감을 구매해서 다른 층으로 자리를 안내받아 가지만, 이 곳은 바로 옆에 자리가 있다.
어디서 먹을 건지 고르고 나면 층을 이동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으면 된다.
미진 상회
우리가 선택한 곳은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미진 상회'.
오빠가 지난번에 친구와 왔을 때 이 곳에서 먹었다고 하길래, 고민 없이 선택했다.
나이가 있으신 어머니 분이랑 젊은 남자, 여자분께서 운영하고 계셨다.
미진 상회 운영시간
월, 화, 수, 목, 금 10:00 - 21:00 (수요일 2, 4째주 휴무)
토 08:00 - 00:00
일 08:00 - 21:00
싱싱하고 다양한 해산물이 준비되어 있다.
아쉽게도 횟감은 따로 없는 듯했다.
미진 상회의 해산물과 함께 회를 먹고 싶으면 다른 곳에서 구입해 와서 먹을 수 있다고 안내해주셨다.
가격 담합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딜 가도 가격은 같았다.
다른 횟감이나 조개는 모르겠으나 새우구이의 가격은 1킬로에 4만 원으로 동일했다.
그래서 우리는 굳이 더 둘러보지 않고, 오빠가 갔던 곳으로 선택했다.
가격은 다 비슷하니 마음에 드는 횟감이 있는지, 신선해 보이는지, 사장님께서 친절하신 지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선택하면 될 것 같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면 상차림 비용이 따로 있는데, 수협 수산물 직판장은 상차림 비용이 없다.
대략적인 가격과 원산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카카오페이, 제로 페이, 카드 등으로 결제할 수 있다.
우리는 대하구이를 먹으러 왔는데, 1kg가 4만 원이었다.
대하구이만 1킬로 먹기에 너무 질리지 않을까 싶어 바다 장어를 주문하기로 했는데, 바다 장어는 1kg에 5만 원이었다.
다 먹을 수는 없는 상황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사장님께서 제안해주셨다.
대하구이 0.5킬로 2만 원.
바다 장어 작은 사이즈로 4만 원.
주문 완료!
신기할 정도로 오래된 선풍기가 달려있어서 찍어봤다.
여름에는 이거 틀어주시는 건가 보다.
이런 오래된 곳에서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느끼는 건 오랜만이라 또 기분이 좋아졌다.
당일치기가 아니었다면 분명 맥주 한잔 했을 분위기인데 아쉬웠다.
미진 상회는 만석이었다.
의자에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6개 정도 됐던 것 같고, 좌식 테이블도 여러 개 있다.
요즘은 좌식보다 의자에 앉는 게 편하다.
새우 소금 구이가 도착했다.
가스버너를 가져다주시고 그 위에 소금이 잔뜩 깔린 새우 냄비를 올려주신다.
"이 새우들 살아있어요."
소금의 짠 성분 때문인지, 불의 뜨거움 때문인지 새우가 사정없이 튄다.
맛있게 먹을꺼긴 하지만 눈 앞에서 보니 괜히 마음이 좀 그랬다.
새우가 너무 튀어 다녀 뚜껑으로 소금이 다 묻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새우의 움직임이 사라졌다.
두둥
그리고 익숙한 새우 구이가 되었다.
0.5킬로의 새우구이는 16마리나 들어있었다.
우리 1킬로 주문했으면 32마리나 먹어야 하는 것이었나.
새우구이의 머리(대가리라고 해야 하나?)는 따로 튀겨주신다.
물론 튀겨달라고 부탁드려야 한다.
우리는 꽤 배가 불러 머리 튀김은 많이 못 먹었다.
바삭하니 맛있었는데.
16마리의 새우를 다 먹고 나니 초벌 된 바다 장어구이를 가져다주셨다.
아,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비주얼이 아니다.
눈 앞에서 자르고 가지런히 놓이면서 기름진 장어구이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비주얼의 장어가 등장했다.
어느 정도로 익혀 먹는지도 잘 모르겠고, 결국은 탄맛 나는 장어를 먹어버렸다.
생선 구이를 먹는 듯 담백했던 바다 장어구이.
나중에 계산하고 나갈 때, 사장님께서 다음에 여유 있을 때 다시 오면 더 잘해주신다고 하셨다.
그때는 타지 않은 맛있는 장어 먹을 수 있는 건가요?
아쉬움이 남는 식사였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온 '몽'과 나는 그 주위를 잠깐 걷다가,
이번 영흥도 여행의 마지막 장소, 영흥도 장경리 해수욕장을 향해 이동했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최고의 기억을 남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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