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이탈리아 여행] 3일동안 3번 방문한 피렌체 맛집 / 이탈리아 맛집 추천 / 피렌체 티본스테이크 추천 , 까르보나라, 티라미수가 맛있는 곳/ Le Cappelle Medicee ristorante enoteca
    해외 여기저기/유럽 2019. 9. 1. 19:39

     

     

    여행자들이 각자 여행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여행을 가장 즐기는 순간은

    웅장하고 수려한 자연경관이나 도시의 전경을 바라볼 때이다.

    그리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 지역의 음식 문화이다.

     

    그래서 어느 여행지를 가든지,

    미리 맛집을 찾고 일정을 계획하는 일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고

    새롭고 특이한 음식에도 고민 없이 도전해보며

    항상 현지의 음식을 최대한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종류를 먹어보려고 계획한다.

     

    하지만 여행 속 미식에 대한
    나의 이런 작은 규칙을

    깨 버린 장소가 바로 피렌체에 있다.

     

     


    Le Cappelle Medicee Ristorante Enoteca


     

    바로 피렌체에서 우리의 첫 끼니와

    마지막 식사를 모두 담당한 곳이다.

     

     

     

    1일 차. 피렌체에서의 첫 식사

     

    뜨거운 태양 아래

    커다란 캐리어를 가지고 

    숙소까지 오는 길이 만만치 않았기에

    우리가 첫 식사로 정한 것은 바로 고기! 고기! 고기!

    피렌체의 전통음식인 T-Bone 스테이크(티본스테이크)였다.

     

    미리 여러 맛집 후보지를 선정해 왔었지만

    너무 유명한 곳은 패스. 
    너무 바쁘면 음식 질도, 서비스도 떨어질 뿐 아니라

    그 유명세만큼 맛이 만족스러운 집을 찾은 적은

    생각보다 드물다.

    그래서 꼼꼼이 검토한 끝에 찾아낸 맛집.

    두오모 성당 근처에,

    길 한켠에 위치한 작은 레스토랑

    Le Cappelle Medicee Ristorante Enoteca

    에 들어갔다.

     

    주문한 것은,

    추천받은 와인 한 병과

    T-Bone 스테이크 약 1Kg

    그리고 해산물 리소토였다.

     

     

    고기 마니아인 우리의 선택은 당연히,

    미디엄 레어!

    굽기야 취향껏 주문하면 된다.

     

    가격은 1Kg에 40유로 정도. (2018 기준)

    퀄리티에 비해 너무 저렴한 것 아닌가?

    맛을 보면 가심비 맛집인데

    가격을 보면 가성비 맛집이다.

     

    주인아주머니와 종업원들의

    서비스 및 응대도 매우 좋다.
    이탈리아의 레스토랑에서

    얼음을 그냥 주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요청드리니 3일 내내 얼음물을 즐길 수 있었다.
    (우리만 서비스를 받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산물 리소토도 너무 맛있었지만

    T-Bone 스테이크의 맛이란...

     

    피렌체에서 하루를 머물면 한 번의

    이틀을 머물면 두 번의

    사흘을 머물면 세 번의 

    T-Bone 스테이크를 먹어라.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내가 하는 피렌체 여행에서의 유일한 후회다.

     

     

     

     

    2일 차. 이탈리아의 까르보나라는 무엇이 다른가?

     

    첫날에 이 레스토랑에 너무나 반해버린 우리는

    2일 차에도 어김없이 선택했다.

     

    다른 맛집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이 집보다 맛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쉽게 찾을 수 없을 것 같았고

    이 집에서 파는 다른 음식들에 대한 궁금증도 컸기에.

     

    이번엔 어제와는 다른 분위기의

    실외 테라스를 선택했는데,

    에어컨을 켜놓은 실내보다 실외 테라스가 더 시원했던 것은

    반전이었다.

     

    유럽의 식당은 에어컨도 강하지 않고

    문도 열어놓기 때문에

    실내가 더 덥다는 사실.

    시원한 얼음물과 콜라.

    그리고 한잔의 맥주로 더위를 날려본다.

     

     

    두 번째 날에 선택한 음식은 파스타다.

    이탈리아 하면 파스타, 파스타 하면 이탈리아.

    까르보나라와 볼로네제를 시켰다.

     

    유럽여행을, 특히 이탈리아를 가본 여행객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크림 까르보나라는

    이탈리아의 원조 까르보나라와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익숙한 까르보나라는

    생크림과 우유를 섞어 만든다면

    이탈리아의 정통 까르보나라는 달걀노른자와 치즈로 만든다고 한다.

    이름은 같지만 완전 다른 맛의 까르보나라.

    고소하고 담백한 팟이 일품이다.

     

    볼로네제는 고기와 토마토의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풍미가 살아있다.

    볼로네제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파스타 종류이기 때문에

    말할 필요가 없었다. 

     

     

     

    식사 후에는 티라미수에 에스프레소 한 잔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꽤나 있었는데,

    티라미수가 너무 맛있다면서 

    극찬을 하길래

    우리도 티라미수와 에스프레소 한 잔을 주문했다.

     

    달달한 디저트는 내 전공이 아니므로 패스,

    하지만 케이크와 빵을 사랑하는 삐가 

    이 티라미수가

    여태껏 먹어본 티라미수 중에서 최고라고 하니

    맛은 보장된 셈이다.

     

     

     

     

    3일 차. 피렌체의 마지막 식사. 따뜻한 서비스.

     

    밤 기차가 예약이 되어 있었기에,

    3일차 저녁이 피렌체에서의 마지막 식사였다.

     

    이제 떠나면 다시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니

    생각나는 건 이 집의 T-Bone 스테이크와

    해산물 리소토, 그리고 티라미수였다.

     

    두 번도 아니고 한 장소에서

    세 번의 식사라니!

    나의 여행규칙에 반하는...

    하지만 결국 재재 방문했다.

     

    T-Bone 스테이크는 패스하고 

    해산물 리소토에 새로운 파스타를 주문했지만

    그것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줄은 몰랐다.

    (T-Bone 스테이크는 정말 기회 날 때마다 드시길 추천한다.)

     

     

    해산물 리소토는 다시 먹어도 더할 나위 없었다.

    초록색 파스타(바질 파스타였던 것으로 기억)는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내 입에 특별하진 않았기에

    T-Bone 스테이크가 더 아쉬웠던 건지도.
    (철저한 육식 추구)

     

    디저트로 티라미수와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니

    주인아주머니께서 오셔서 많은 대화를 했다.

     

    3일 동안 방문했던 것도 기억하셨고,

    다음 여행지는 어디냐고,

    피렌체는 좋았냐고,

    이후 여행도 잘하길 바란다고.

     

    나중에 계산서를 받았는데

    디저트로 주문한 티라미수와 에스프레소가 빠져있었다.

    종업원이 말하길 주인아주머니께서 나가시면서

    디저트는 서비스로 드리라고 하셨다고.

    이탈리아의 마지막 밤은 따뜻했다.

     

    이탈리아에서 좋고 안 좋았던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 곳이 우리에게 가장 따뜻했던 장소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이 너무 좋았어서

    안좋았던 기억까지도 모두 상쇄된 느낌이랄까.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피렌체 하면

    두오모보다도, 미켈란젤로 광장 보다도, 베키오 다리 보다도

    우리는 이 작은 레스토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정말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