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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 로마 여행(로마 근교 추천). 아름다운 소도시 티볼리(Tivoli) 소개 / 빌라 데스테 정원 / 유럽 여행해외 여기저기/유럽 2019. 8. 23. 23:10
'티볼리'라는 명칭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친숙할 것이다.
하지만 여행지로서는 이름만큼 익숙하지 않은 '티볼리'!
오늘은 로마 근교에 위치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익숙한 이름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도시 '티볼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티볼리 전경 사실 처음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했을 때는,
티볼리라는 도시가 로마 근교에 있는지 알지도 못했다.
유럽의 문화유산이라는 로마에서의 여행을 너무나도 기대했기 때문에
로마에서만 3일의 여행을 계획했지만...
실제 로마는 너무 많은 관광객과 더운 날씨와
상상했던 것보다는 멋지지 않고 예쁘지 않은 건축물들로 나를 힘들게 했다.
(개인 취향이겠지만...)여행 이틀째에 바티칸 반일 투어를 하면서 관광 가이드님께
로마 근교의 아름다운 소도시 '티볼리'를 은근슬쩍 추천받았지만...이번 여행은 계획이 되어 있었기에, 우리와는 인연이 없는 도시라고 웃어넘겼었다.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
우리의 계획은 콜로세움 통합권을 구입해 문화 유적 돌아보기!
하지만 일찍 준비했음에도 시간에 맞춰 콜로세움 통합권 구입에는 실패.
날씨는 너무 덥고, 줄은 너무 길고, 사람은 너~무 많고.
무질서한 체제와 호객 행위하는 사람들을 보니 짜증이 슬슬 솟구친다.
그때,
우리 슬기롭고 현명한 삐에게서 들려온 한마디.
"우리 티볼리로 가볼래?"
그 한마디가 나의 귀에 한줄기 혜성처럼 내려 꽂힌다.
계획에 없었기에 기차표부터 검색하고 이런저런 정보를 찾으며 가장 가까운 기차역으로 이동했고
'트랜 이탈리아'로 찾아가서 티볼리행 기차 티켓을 구입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무계획 즉흥 여행에,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대도시를 떠나는 마음에
나의 얼굴에, 마음에 생기가 돈다.
#이탈리아 기차 팁
티켓은 기차를 타기 전에 승강장에서 꼭 펀칭하고 타셔야 합니다.
기차 안에서는 찍는 곳이 없어 티켓값이 이중으로 나갈 수 있다는 사실!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승강장에 있으니, 꼭 찍고 타세요!
티볼리로 떠나기 전 기차역 안 기차에서 바라보는 이탈리아의 풍경은
내가 생각하던 이탈리아의 아름다움과는 사뭇 다르다.
이탈리아 하면 웅장한 건축물과 아름다운 조각들만 떠올랐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차에서 바라보는 이탈리아의 자연과,
그 자연과 어우러진 소도시의 아름다움이 훨씬 좋았다.
기차 안에서 바라본 티볼리 드디어 티볼리에 도착했다.
티볼리의 첫인상은 작고 조용하고 따뜻하다.
정겨우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동시에 풍긴다.
더위에 조금은 느려진 걸음으로 티볼리 시내를 걷는데,
지나가는 하얀 수염의 할아버지가 환한 웃음으로,
"Good Morning!!"
이라며 지나가셨다.
인사일 뿐이지만, 외국인들에게 먼저 하기란 쉽지 않을 텐데...
그런 작은 친절이,
낯선 땅을 걷는 여행객들에는 항상 힘이 된다!
로마에서
"Are you Korean?"
이라며 사기를 쳤던 흑인들과
발 디딜 곳 없이 많았던 인파에 너무 지쳐 있었던 걸까?
마음이 따뜻해져서 우리도 대답했다.
"Good Morning!!!"
어쩌면 티볼리를 더 따뜻한 도시로 기억하게 된 것은
이런 만남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감동이다.
Villa d'Este, 빌라 데스테
티볼리를 찾는 여행객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찾는 장소가 아닐까?
티볼리는 그 도시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여행지였지만,
빌라 데스테 정원이 없었다면 그 감동이 덜 했을지도 모르겠다.
빌라 데스테 정원은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별장으로,
200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추기경이었던 에스테 가의 이폴리토 2 세공이 교황에 선출되지 못해
그 슬픔을 달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하는데,
1550년대부터 구상에 들어가 1560년대에 계획안을 내고
1572년에야 실질적인 마무리 작업을 했다고.
약 20여 년에 걸쳐 만든 정원이니 아름답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로마시대의 수력학을 활용하여 곳곳에 분수를 만들었다고 하니.
울창한 나무과 시원한 분수.
이탈리아 여름의 살인적인 더위를 식혀줄 수 있을 만큼이나
시원하고 쾌적하고 예쁜 정원이다.
만들어진 정원이라 하기에는 너무 스케일이 큰 이 정원을,
아름다움에 취해 천천히 걷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공미의 조화를 볼 수 있고
이탈리아 여름의 더위를 잠시나마 날려버릴 수 있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최고의 절경이 있다.
아아. 힐링된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식'에도 그 나라와 지역의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에,
나는 여행지에서 한 끼의 식사를 고를 때도
정말 많이 고민해서 고른다.
되도록이면 현지 음식으로.
하지만 티볼리는 즉흥 여행이니까.
음식도 즉흥으로 정했다.
인터넷이라는 현대 문물의 도움 없이
티볼리의 골목골목을 거침없이 누비다가
맛있어 보이는 햄버거 집으로 결정했다.
티볼리의 골목 골목 즉흥 햄버거집 현지의 음식도 아니었고
특별히 찾아간 맛집도 아니었지만,
티볼리가 만들어준 좋은 기분과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아주 맛있게, 그리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로마로 돌아가는 기차를 탔다.
지친 마음에 하루의 힐링이라는 선물을 준 여행지 '티볼리'
이렇게 여행지로 추천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몰리지 않고
지친 여행자들을 조용하고 따뜻하게 힐링해줄 수 있는 곳으로
영원히. 남았으면 한다.
내 인생에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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